열흘 뒤 텅장 비율, 내 월급 통장으로 다시 재는 순서

월급날로부터 열흘 뒤, 통장에는 급여의 몇 퍼센트가 남아 있을까. 답을 내는 데 필요한 숫자는 둘뿐이다. 열흘째 되는 날의 입출금통장 잔액, 그리고 그달 실제로 들어온 월급.
NH농협은행이 10월 27일 공개한 분석에서 이 비율은 22%였다. 텅텅 빈 통장, 이른바 텅장이라는 말이 다시 돌기 시작한 숫자다. 그런데 같은 식으로 내 통장을 재면, 잔액 비율이 낮게 나왔다고 해서 그달 씀씀이가 컸다는 뜻은 아니라는 게 장부 한 줄에서 드러난다.
은행이 잰 숫자, 정의부터 맞추기
'NH트렌드+' 분석은 2026년 1~6월 NH농협은행으로 급여를 받은 고객 가운데 세후 100만원 이상을 받은 사람들의 계좌를 본 것이다. 설문이 아니라 실제 입출금통장 잔액을 날짜별로 따라갔다. 급여 대비 잔액은 하루 뒤 57%, 5일 뒤 35%, 10일 뒤 22%, 한 달 뒤 3%였다.

여기서 '남았다'는 통장에 찍힌 잔액이라는 뜻이다. 그사이 빠져나간 돈이 카드값이었는지 적금 이체였는지는 이 숫자가 가르지 않는다. 보도된 기사에는 표본 규모가 나오지 않고, 은행 원문 보고서는 이 글을 쓰면서 직접 열어 보지 못했다.
그러니 내 통장과 견줄 때도 같은 자로 재야 한다. 아래 네 단계가 그 순서다.

1단계: 나눌 기준은 그달 들어온 실수령액
분모는 연봉을 12로 나눈 값도, 급여명세서의 세전 총액도 아니다. 은행 분석이 세후 100만원 이상 급여이체 고객을 대상으로 했으니, 비교하려면 통장에 실제로 찍힌 입금액을 쓴다. 소득세와 4대보험이 빠진 뒤의 금액이다.
흔한 실수는 상여금이 붙은 달을 그대로 쓰는 것이다. 성과급이 함께 들어온 달은 분모가 커져 비율이 좋아 보인다. 기본급만 들어온 달을 하나 골라 두고, 상여가 낀 달은 따로 표시해 두면 달끼리 비교가 편하다.
월급을 두 통장으로 나눠 받는다면 두 통장의 입금액과 잔액을 합쳐 하나로 계산한다. 반대로 은행 분석은 한 은행 계좌만 본 자료라서, 다른 은행 통장으로 옮긴 돈도 그 안에서는 빠져나간 돈과 구별되지 않는다.
2단계: 날짜는 입금일을 0일로 두고 센다
분석 대상 고객의 월급날은 25일이 42.1%로 가장 많았고 10일(13.3%), 21일(13.2%)이 뒤를 이었다. 10월 25일에 급여가 들어왔다면 하루 뒤는 26일, 닷새 뒤는 30일, 열흘 뒤는 11월 4일이다.
기준은 명세서에 적힌 지급일이 아니라 통장에 돈이 들어온 날이다. 지급일이 주말이나 공휴일과 겹치면 입금일을 앞당기는 회사가 많고, 그러면 열흘째도 함께 움직인다.
잔액은 그날 마지막 거래가 끝난 뒤의 숫자로 맞춘다. 은행 앱 거래내역에서 날짜를 지정하면 거래마다 잔액이 찍혀 나오니, 그날 맨 마지막 줄을 적으면 된다. 아침 잔액과 밤 잔액은 결제 한 건으로도 크게 벌어진다. 매번 같은 시점을 고르는 것만 지켜도 달끼리 비교가 흔들리지 않는다.
3단계: 잔액만 한 번, 옮긴 돈까지 한 번 나눈다
첫 번째 식은 단순하다. 열흘째 잔액 ÷ 그달 실수령액 × 100. 은행 22%와 바로 견줄 수 있는 숫자다.
두 번째 식이 실제로 쓸모가 있다. (열흘째 잔액 + 그사이 적금·투자 계좌로 옮긴 돈) ÷ 실수령액 × 100. 은행 자료가 나누지 못한 '쓴 돈'과 '옮긴 돈'을 내 통장에서는 직접 가를 수 있다.
아래는 월급 371만원을 받는 30대 직장인을 가정한 가상 장부다. 371만원은 은행 분석의 전체 월급 중앙값을 빌린 숫자이고, 지출 내역은 계산을 보여 주려고 만든 예시다. 월급 전 잔액은 0으로 둔다.
| 시점 | 빠져나간 돈 | 잔액 | 월급 대비 |
|---|---|---|---|
| 급여일 | - | 371만원 | 100% |
| 하루 뒤 | 카드대금 90만·월세 55만·적금 30만·관리비 등 15만 | 181만원 | 48.8% |
| 5일 뒤 | 생활비 40만 | 141만원 | 38.0% |
| 10일 뒤 | 생활비 50만·증권계좌 이체 25만 | 66만원 | 17.8% |
잔액만 보면 열흘째 17.8%로 은행 평균 22%보다 낮다. 하지만 적금 30만원과 증권계좌 25만원은 다른 계좌로 자리만 옮긴 돈이다. 이 55만원을 되돌려 더하면 121만원, 월급의 32.6%가 된다.

같은 사람의 같은 달 장부인데 비율이 두 배 가까이 벌어진다. 저축 이체를 월급날 직후로 당겨 둔 사람일수록 첫 번째 비율은 낮게, 두 번째 비율은 높게 나온다.
자주 헷갈리는 칸이 신용카드 대금이다. 월급 다음 날 빠지는 카드값은 대개 지난달 사용분이다. 열흘 장부의 첫 줄이 크게 줄어드는 데는 이 시차가 섞여 있어서, 그 줄만 보고 이번 달 소비 속도를 판단하면 어긋난다.
옮긴 돈을 고르는 방법은 간단하다. 거래내역에서 받는 사람 칸에 내 이름이 찍힌 이체만 골라 더한다. 가족 계좌로 보낸 생활비는 내 자산이 아니니 여기서 뺀다.
4단계: 내 나이대 줄과 맞춰 본다
전체 평균 22%만 기준선으로 쓰면 놓치는 게 있다. 은행 분석에서 연령대마다 그래프의 기울기가 꽤 달랐다.
급여일 열흘 뒤 잔액이 100만원 이하인 고객 비중은 20대 61.6%, 30대 44.1%, 40대 37.6%, 50대 31.4%, 60대 이상 23.0%였다. 입출금통장 평균 잔액은 20대 75만원, 30대 118만원에서 60대 이상 356만원까지 올라간다. 월급 중앙값은 전체 371만원, 30대 364만원, 50대 469만원이다.

열흘째 잔액이 100만원 위인지 아래인지는 나눗셈 없이 바로 보이는 칸이다. 예시 장부의 66만원은 30대 44.1% 쪽에 들어간다.
연령대별 잔액 변화를 쓸 때는 분모가 바뀐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이 숫자들은 월급이 아니라 '급여일 잔액'을 100으로 놓고 잰 값이다. 20대는 하루 뒤 급여일 잔액의 75%, 한 달 뒤 48%였고, 60대 이상은 하루 뒤 90%, 한 달 뒤 76%였다. 급여일 잔액에는 지난달에 남은 돈이 섞이므로, 앞의 '월급 대비 57%·22%·3%'와 한 표에 올리면 안 된다.
내 계산을 이 줄과 맞추려면 분모를 월급 대신 '월급이 들어온 직후의 잔액'으로 바꿔 한 번 더 나눈다. 예시 장부는 이전 잔액을 0으로 둬서 두 분모가 같았지만, 실제 통장에는 대개 지난달 남은 돈이 있다. 그만큼 분모가 커지고 비율은 높게 나온다.
가계동향 흑자율 30.8%와 나란히 둘 때
남는 돈을 다룬 공식 통계로는 국가데이터처의 가계동향조사가 있다. 8월 27일 발표된 2026년 2분기 결과에서 가구당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423만5천원, 소비지출은 293만2천원, 흑자액은 130만2천원이었다. 흑자율은 30.8%, 평균소비성향은 69.2%다.

이 30.8%를 22%와 맞대면 자가 엇갈린다. 흑자율은 가구 단위의 분기 월평균이고,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을 뺀 몫이다. 적금으로 옮긴 돈은 흑자에 그대로 남는다. 은행 수치는 개인 급여통장 하나의 날짜별 잔액이라 저축 이체도 잔액을 깎는다.
내 숫자를 흑자율 쪽에 맞춰 보고 싶다면 열흘이 아니라 한 달치를 다 모아야 한다. 식은 (처분가능소득 − 소비지출) ÷ 처분가능소득. 처분가능소득은 소득에서 세금·사회보험료·이자 같은 비소비지출을 뺀 돈이다. 2분기 가구당 소득은 529만5천원, 비소비지출은 106만원이었다.
여기서 틀리기 쉬운 칸이 대출 이자다. 세후 월급에는 세금과 4대보험이 이미 빠져 있지만, 주택담보대출 이자는 내 통장에서 따로 나간다. 가계동향 방식으로 맞추려면 이자를 소비에 넣지 말고 분모에서 먼저 뺀다. 2분기 비소비지출은 1년 전보다 1.9% 늘었고, SBS Biz는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비용 증가를 원인으로 전했다.
떼어 둔 돈을 월 현금흐름 숫자로 바꾸면
3단계에서 옮긴 돈을 따로 셌다면, 그 금액을 매달 나오는 현금흐름과 이어서 계산해 볼 수 있다. 거꾸로 세는 편이 감이 빨리 잡힌다. 받고 싶은 월 분배금을 먼저 정하고, 필요한 원금과 모으는 기간을 차례로 구한다.
세전 월 10만원을 목표로, 연 분배율 5%를 가정해 보자. 필요한 원금은 10만원 × 12 ÷ 5% = 2,400만원이다. 분배금에서 배당소득세 15.4%가 원천징수되면 실제 입금은 월 약 8만4,600원이다.
이 2,400만원을 예시 장부의 증권계좌 이체 25만원으로만 모으면 96개월이 걸린다. 적금 30만원까지 합친 55만원이면 약 44개월이다. 수익도 가격 변동도 넣지 않은 단순 계산이다.

빠진 것도 적어 둔다. 분배율 5%는 계산을 위한 가정이고, 실제 분배금은 달마다 바뀔 수 있다. 분배율이 높아도 가격이 내려가 총수익은 낮은 상품이 있고, 해외 자산을 담은 상품이면 환율도 끼어든다. 이 계산은 기간의 감을 잡는 용도일 뿐, 상품을 고르는 계산이 아니다.
같은 월 10만원 목표라도 분배율 가정을 4%로 낮추면 원금은 3,000만원, 6%로 올리면 2,000만원이 된다. 가정 하나에 원금이 1,000만원 단위로 움직인다는 점을 숫자로 직접 바꿔 넣어 보면 금방 보인다.
확인할 것
- 분모가 그달 실수령액인지, 상여가 섞인 달은 아닌지
- 날짜를 명세서 지급일이 아니라 통장 입금일부터 셌는지
- 급여를 두 통장으로 나눠 받는다면 입금액과 잔액을 합쳤는지
- 옮긴 돈에 본인 명의 계좌로 간 이체만 넣었는지
- 전체 평균(월급 대비)과 연령대 숫자(급여일 잔액 대비)를 한 표에 섞지 않았는지
- 흑자율과 비교할 때 대출 이자를 분모에서 뺐는지
- 은행 자료는 2026년 1~6월, 세후 100만원 이상 급여이체 고객 기준이며 표본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
- 세금 계산은 단순 계산이며 세무 자문이 아니라는 점
마치면서
10월 25일에 월급이 들어왔다면 열흘째는 11월 4일이다. 그날 밤 마지막 잔액 한 줄과 내 이름으로 간 이체 합계 한 줄을 적고, 371만원 자리에 내 실수령액을 넣어 두 번 나누면 위의 예시 장부가 내 장부로 바뀐다.
출처: NH농협은행 NH트렌드+ 급여이체 계좌 분석(2026년 1~6월, 세계일보·인사이트·여성신문 2026-10-27 보도), 국가데이터처 2026년 2분기 가계동향조사(2026-08-27 발표, KDI 경제교육·정보센터·파이낸셜뉴스·SBS Biz). 예시 장부의 30대 직장인은 계산을 보여 주려고 만든 가상 인물이며, 지출 내역과 분배율 5%는 가정입니다. 세금은 단순 계산으로 자문이 아닙니다. 이 글은 정보 제공용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공시·시세로 계산한 정보이며 투자 권유가 아니에요. 글 속 숫자 상자는 사이트 최신 데이터, 본문 숫자는 2026.06.30 기준이에요. 정정 요청은 소개 페이지의 연락처로 보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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